"Sleepless Night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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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 : 시간 같은 잡담

헤드폰과 이어폰 : 각자에 관한 이야기.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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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.
오늘은 간만에 무지하게 헤드폰을 쓰고 싶었던 날.
나중에 쓰겠지만, 간단하게 말하면
음악에 좀 빠져서 신나게 듣고 싶은ㅡ
그런 날이었다는 말로 요약 가능.





1.
이어폰과 헤드폰의 음질에 관한 논쟁은
끊일 줄 모르고, 예로부터 파도 파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지만,
뭐 듣다 보면 사실...
음질 그 자체는 많은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.

각 메이커 별로 애초에 가격군이 다르기도 하고,
일정 품질 이상으로 등급이 올라가게 되면 사실
생산하는 회사에 따라 소리의 특성 자체부터 달라지게 마련이니
각 특성 별로 맞는 제품을 고르면 그만인 것이다.

음? 그러면 이딴 글을 왜 쓰냐고?
자문한 거긴 하지만, 참 좋은 질문이다(...)

음질이나 음색은 제각각이겠지만,
그래도 혼자서 이리저리 생각하기에는
두 종류 모두 사용하는 사람으로서
이어폰을 귀에 꽂고서 나가고 싶을 때가 있고
헤드폰을 머리에 두르고 나가고 싶을 때가 있으므로
그것이 각각 어떤 마음인지를
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 위해서ㅡ
....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에서인 것이다.





2.
우선.
더 오래 사용한 이어폰에 관해.

사실 이어폰이란 제품은,
모 회사에 특수제작을 의뢰하지 않는 이상에야
귀에 딱 맞는 제품은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없다.
커버를 씌워서 좀 빵빵하게 만든다던가 하는 수가 있긴 하지만
기본적으로는 귓바퀴 속에서 빈 공간이 남는 것은 필연적.
음악을 틀어 놓고 있을 때는 인지하기 어렵지만,
누군가 말을 걸거나 하여 플레이를 멈춰 보면
당연한 듯 주변의 소리가 들려 온다.
아니, 사실 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
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있는 순간이라고 해도
주변에서 나는 웬만한 큰 소리는 다 들려 오게 마련이다.

이렇게 쓰니 이어폰이 안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,
결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.
 
어차피 모든 휴대용 플레이어에서 나오는 음악들은
읽는 여러분이 사는 집, 다니는 길, 혹은 직장에서의 잠깐 짬을
좀 더 충실히 채워 주는 BGM이 아니던가.
그리고 BGM이라는 말로 명명한다는 것은,
혼자 독주해서는 의미를 잃는다는 말이다.

주변의 소리가 섞이는 것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,
여러분이 보는 거리-사람-공간의 소리를 거세하지 않고
자연스럽게 백 그라운드 뮤직을 첨가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.
적어도 나는 그런 마음으로, 이어폰이라는 기기를 사용한다.

그리고 개인적으로는,
[사람들의 말을 듣고 싶을 때ㅡ]
...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는 항상
내 귀에 들어가 있는 것은 이어폰인 것이다.





3.
그렇다면 다음은 헤드폰.

하지만 길가에 헤드폰을 착용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데?ㅡ
라는 자문을 해 볼 수 있다. 음, 역시나 좋은 질문이다(...)

뭐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,
이어폰이건 헤드폰이건 어떻게 보면
하나의 액세서리로 분류가 가능할텐데,
헤드폰, 특히나 밀폐 혹은 반 밀폐로 불리는 제품들은
모자나 헤어스타일 등등의 패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
아웃도어 용으로 사용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종종 생긴다.
각 기기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도,
캡이나 비니 등의 아이템이 없으면 고민을 하곤 한다.

하지만 결국엔 쓰고 나간다.
버릴 수 없는 특성 상의 장점이 너무 많으니.

이 기기의 가장 큰 장점은,
진동판의 크기나 여타 기술적인 특성을 떠나서
강력한 차음성이다.

둘러메고 걷다 보면, 사람들의 말소리나 그런 소소한 소리들 외에
바로 뒤에서 차가 클랙슨을 뻥뻥 울리더라도,
'소리' 로서는 인지하기가 어렵다.
뭐 내가 크게 듣는 탓도 있지만, 기본적으로
헤드폰은 차단성이 큰 기기임에는 분명하다.

그리고,
이어폰에서 가장 찾아보기 어려운 헤드폰의 특성이라면
역시나 '귓바퀴를 직접 진동하는 저음역' 일 것이다.
농담이 아니다. 물리적으로도 진동한다.

진동판 자체의 지름이 큰 탓도 있지만,
일단 귀와 음악의 위치 관계부터가 차이를 보인다 하면
대충 감이 오는 말이 될 것이다.

그리고 강력한 차음성 덕분에,
좀 더 음악만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
헤드폰이란 기기의 장점이다.
신나는 음악은 좀 더 신나게 들을 수 있다.
BGM이라는 데에 굳이 의미를 두지 않고,
음악만을 집중해서 듣고 싶은 기분이라면
헤드폰은 그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동반자다.
그리고, 거기서 정말로 밑바닥부터 신나는 음악이나
사연 있는 노래들이 흘러 나온다면,
리스너는 기분만이라도 천하무적.

그리고 개인적으로 나는,
[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ㅡ]
...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,
헤드폰을 둘러 메고 길을 나선다.





4.
어린 아이 같은 시점으로 잠시 이야기해 볼까.

그저 4/4만이 유일한 척도는 아니지만,
어쨌거나 음악이란 것을 '쿵 짝 쿵 짝' 으로 표현한다면ㅡ
(...사실, 힙합으로 한정했을 경우라는 것을 덧붙여 쓴다)

이어폰을 착용했을 경우는 '(쿵) 짝 (쿵) 짝'
헤드폰을 착용했을 경우는 '쿵 (짝) 쿵 (짝)'

.....음. 글로 옮겨 적고 보니 굉장히 민망하다(...)
저렇게 이분화되지 않으니 '세계' 라는 거창한 말로 표현하겠지만,
어쨌거나 가시화하기 위한 척도일 뿐이다.
음악이라는 매체의 특성 상,
업비트와 다운비트라는 리듬 자체의 차이도 있고
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서...... 위에 든 예가 나 스스로도 굉장히 쓰레기같지만,
어쨌거나 집중해서 듣게 되는 영역이 다르다는 느낌을 개인적으론 갖고 있다.





5.
그리고 오늘은,
이유는 잘 모르겠지만
지난 주부터 혹은 어제 있었던 일들이
머리에서 좀 날아가고, 밑바닥부터 기분이 괜찮아서
왠지모르게 12년씩이나 만나 온 친구 L을 만나
내 이야기를 한참 떠든 날이었다.
놈과 대화하고 있지 않은 순간은 항상 귀에 둘러진,
오디오 테크니카의 헤드폰.

그런,
기분이었다는,
간단한 말이다.

이어폰과 헤드폰, 이야기는 여기서 마친다.
여러분의 기기는 어떠한가.




[덧]
혹시나 하여.
이 이야기는, 순수하게 '아웃도어용' 기기에 한정한 것이다.
인도어 감상용 혹은, 상위 기종의 기기들로 넘어가지는 않는다는 말이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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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8.01.31 22:52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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